평화협상 조건은 여전히 ‘우크라 항복’ 요구
젤렌스키 “러시아, 휴전 거부하고 민간인 공격”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 열려 있다고 밝혔지만, 젤렌스키의 정통성 자체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푸틴은 19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국제 언론들과 만나, 젤렌스키와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누구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 젤렌스키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누가 평화협정에 서명하느냐”라며, 젤렌스키에게 서명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푸틴은 실무 협상단 간 대화는 다음 주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정상 간 회담은 모든 조건이 합의된 이후에만 가능하다고 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위해 수용해야 할 조건으로 ▲나토 가입 포기 ▲중립국 선언 ▲군 축소 ▲서방 군사지원 중단 ▲자국이 점령하지도 않은 일부 포함 5개 지역 포기를 제시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드리이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은 SNS에 “미국이 제안한 휴전을 우크라이나가 수용한 지 100일이 됐지만, 러시아는 기회만 놓치고 테러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요구를 일부 수용하며 중재에 나섰지만,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사실상 중재에서 한발 물러선 상태다.
푸틴은 “우리는 본질적인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현명한 결정을 하느냐다”라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현실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협상이 무산되면 군사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는 18일 키이우 주거지역을 공습해 우크라이나인 28명이 숨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휴전을 거부하고 민간인을 살해한다는 사실을 세계가 잊지 않도록 상기시키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민간인 피해를 부인하며 “방산 시설만 타격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