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기준 충족 못해”
“시장 확대 효과 제한적”
통합원장 방식 제안
28일(현지시간)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은 스위스 바젤 연례총회에서 공개한 ‘연례 경제보고서 2026’에서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화폐가 갖춰야 할 핵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화폐 신뢰의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넘어선 혁신(Anchoring trust in money: innovation beyond stablecoins)’ 장에서 BIS는 화폐가 갖춰야 할 기준으로 단일성(singleness), 탄력성(elasticity),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무결성(integrity)을 제시했다. BIS는 현재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이들 네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이 2차 시장에서 기준가를 벗어나 거래되고 상환 과정에도 마찰이 발생한다며, 결제수단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 지분과 더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BIS 총재가 지난 4월 스테이블코인을 ETF에 가까운 상품으로 평가한 발언과 같은 맥락이라고 더블록은 전했다.
BIS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3200억달러(약 480조원)였다.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99% 이상이 미국 달러에 연동됐으며, 대부분은 테더의 USDT와 서클의 USDC가 차지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1조달러(약 1500조원)에서 3조달러(약 4500조원)까지 커지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순효과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부 부채 수요는 늘어나지만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고 대출이 줄어드는 영향이 함께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BIS는 허가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에서는 익명성과 개인 지갑 사용으로 고객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절차가 약해질 수 있어 스테이블코인이 온체인 불법 활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또 신흥국에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널리 쓰이면 자본 이동에 영향을 주고 각국의 통화 주권이 약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BIS는 대안으로 국제적으로 일관된 규제를 마련해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중앙은행 화폐를 중심에 두고 중앙은행 준비금 토큰과 상업은행 예금 토큰, 규제를 받는 민간 화폐를 하나의 ‘통합원장(unified ledger)’에서 함께 처리하는 방식을 다시 제안했다.
BIS는 8개 중앙은행과 BIS, 민간기관 40여 곳이 참여하는 국경 간 결제 실험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a)’를 해당 모델의 사례로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