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상자산파 워런 “트럼프 정부 WLFI 거래 연루 의혹” 제기
“이해충돌·국가안보 우려” 조사 촉구
미국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일리사 슬로트킨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족, 전·현직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과 관련해 윤리 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두 의원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국무부 감찰관 대행과 정부윤리국장 대행에게 보낸 서한에서 백악관 인공지능·가상자산 담당 데이비드 색스와 미국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진행한 거래 내역과 역할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위트코프의 아들 잭 위트코프는 트럼프 일가와 위트코프 가문이 공동 설립한 가상자산 기업 WLFI의 최고경영자다.
이 서한은 뉴욕타임스가 지난주 보도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WLFI와 관련된 두 건의 거래를 잇따라 승인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십만 개를 UAE에 수출하도록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두 의원은 해당 반도체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민감한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UAE 투자사 MGX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했으며, 이후 MGX가 이 투자를 WLF가 출시한 ‘USD1’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UAE의 AI 반도체 확보를 승인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커졌다. 백악관과 WLF는 두 건의 거래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는 CNBC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대통령직으로 돈을 번 적이 없으며 우리 가족은 원래 기업을 운영해왔다”며 “은행거래가 막혀 가상자산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워런·슬로트킨 의원은 서한에서 “위트코프와 색스가 정부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개인적 이익을 챙기면서 국가안보에도 중대한 우려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이해충돌은 미국 정부에 용납될 수 없으며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요구는 현재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과도 맞물려 있다. 상·하원은 각각 다른 안을 마련해 통합 논의를 앞두고 있으나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로 처리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워런 의원은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법안 논의의 핵심 인물이다. 두 의원은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 법안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가상자산 부패가 국가안보를 훼손하지 않도록 관련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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