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없는 협상 정책 배제… 직접나서
- 푸틴, 모스크바로 트럼프 초청
- 젤렌스키에 대해 “지지율이 높지 않다. 곧 선거를 해야 할 것”
- 우크라이나-미국 경제 협력 및 광물자원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13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지난 미국의 3년간의 바이든 정책 기조를 완전히 뒤집는 결정으로, 유럽 동맹국들은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에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전화 통화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며, “길고 생산적인 대화였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 대표단이 즉시 협상을 시작할 것이며, “가까운 시일 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푸틴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고 밝혔다.
미국, 우크라이나 정책 방향 전환
트럼프의 외교 정책 변화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접근 방식과 완전히 대조적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협상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무시하고 직접 협상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피트 헥세스(Pete Hegseth)국방장관 은 나토(NATO)동맹국들에게 미국이 평화 유지군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도 낮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해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유럽 국가들은 사전 통보 없이 진행된 트럼프-푸틴 회담에 불만을 표시하며, 협상 과정에서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영국, 스페인, 유럽연합(EU)은 공동 성명을 통해 “강력한 안보 보장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평화 협상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EU 외교정책 수장 카야 칼라스(Kaja Kallas)는 “유럽이 협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모스크바로 트럼프 초청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히 종식시키겠다고 공약했으며, 취임 후 즉각적인 협상에 나선 것은 이러한 공약을 실행에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결정이 푸틴에게 원하는 것을 너무 쉽게 넘겨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독일 마샬 펀드(Geostrategy North)의 크리스틴 베르지나(Kristine Berzina) 상무이사 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푸틴이 이번 전쟁에서 원했던 주요 목표 중 하나를 성취하는 것”이라며, “이번 협상이 푸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는 푸틴이 트럼프를 모스크바로 초청했다고 밝혔으며, 두 정상은 1시간 30분 동안 우크라이나 및 중동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와 통화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했으며,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한 다음 조치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는 젤렌스키에 대해 “지지율이 높지 않다. 곧 선거를 해야 할 것” 이라며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일부 공화당 의원들조차 트럼프의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네브래스카주 공화당 하원의원 돈 베이컨(Don Bacon) 은 “침략자를 보상하는 것은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중 일부는 결국 우크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단지 평화를 원할 뿐이다. 수백만 명이 죽어나가는 것을 막고 싶다” 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의 기존 원칙인 ‘우크라이나 없는 협상은 없다(Nothing about Ukraine without Ukraine)’는 바이든의 기조를 뒤집는 결정으로, 트럼프의 정책 변화가 우크라이나 협상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미국 경제 협력 및 광물자원 협상
미국이 러시아와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를 방문하여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경제-안보 협력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광물자원 접근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추가 지원을 위한 투자금 조달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맹국들과 트럼프 행정부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3,000억 달러(약 435조 원)를 활용해 무기를 구매하는 방안을 요청했다. 이는 지난 몇 주 동안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과의 회담에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