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평가서 통해 USDC·AUSD·USD0 탈락 판정
경쟁 스테이블코인 USDG 밀어주기?
코인베이스 임원 “사실 왜곡…상업적 이익 노린 것”
미국 연방에서 인가 받은 첫 암호화폐 수탁은행 앵커리지 디지털이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USDC를 포함한 일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앵커리지 측은 자체 작성한 ‘스테이블코인 안전성 매트릭스’ 보고서를 통해, 서클의 USDC, 아고라의 AUSD, USD0 등이 장기적 회복력 측면에서 내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USDC에 대해 “미국 내 머니트랜스미터 라이선스를 취득해 운영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건전성 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럽연합의 MiCA(암호자산시장규제) 라이선스가 더 높은 감독 수준을 제공한다고 덧붙이면서도, 미국과 유럽 간 발행 체계 연계나 주요 발행 거점이 EU로 이전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앵커리지 글로벌 사업 책임자인 레이철 안데리카는 보고서에서 “발행 구조에 관련된 집중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앵커리지가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USDG’의 일원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 조치가 ‘자기 이익을 위한 혼란 유도’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보고서 발표 직후 서클 주가는 28일 하루 동안 15% 이상 하락했다.
AUSD 발행사 아고라의 닉 판 에크 최고경영자(CEO)는 “앵커리지가 상업적 이해관계를 공개하지 않고 사실을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그는 앵커리지 측이 보고서 발표에 앞서 자사에 ‘지니어스 법안 서비스(Genius 법안 서비스)’라는 유료 상품을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며, ‘페이 투 플레이(pay-to-play)’ 관행이 작동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앵커리지가 파트너사 팍소스와의 수익 분배 관계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미 알려진 오류를 정정하지 않은 채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판 에크는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아고라 준비기금의 현금 커스터디와 펀드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1,000억 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반에크가 투자운용을 맡고 있다”며 “아고라는 가장 투명하고 고객 중심적인 프로그래머블 통화를 지향하며, 결코 페이 투 플레이에는 굴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인베이스의 빅토르 부닌도 “이번 보고서는 조잡하게 기획된 비방 캠페인”이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공개기업인 서클의 USDC가 역외 발행 방식의 테더(USDT)보다 안전성이 낮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앵커리지의 기준과 공정성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