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노드 “11.7만달러 회복 필요”
“10만8,000달러 주요 지지선”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주간 보고서에서, ‘트럼프 쇼크’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변동성 급등과 함께 레버리지 해소, 투자심리 위축이 동반된 ‘리셋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또 시장의 회복 여부는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신규 자금 유입이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비트코인(BTC)은 사상 최고가인 12만6,100달러(약 1억7,640만원)까지 상승했으나, 지난 11일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갈등 등 거시적 불확실성과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해 19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며 급락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10만8000달러(약 1억6000만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글래스노드는 특히 11만7,000달러에서 11만4,000달러 사이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의 평균 취득가를 하회하면서 주요 매수세력이 다시 손실 상태로 전환됐고, 이로 인해 단기적 취약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가격을 11만7,1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새로운 요인이 없다면, 시장은 현재 가격 범위의 하단으로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과거 데이터를 보면 가격이 해당 구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중장기 조정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10만8,000달러 아래로 지속적으로 내려가면 구조적 약세의 중요한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래스노드는 또한 “2025년 7월 이후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압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승 모멘텀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 보유자 매도가 지속됨에 따라 수요 위축 위험도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ETF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0일 발생한 비트코인 사상 최대 규모의 청산 이후, 미국 내 현물 ETF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완만한 매도세가 관찰됐으며, 이번 주에만 2,300 BTC가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글래스노드는 “이러한 움직임은 과거 급락 시기의 투매와는 달리 완만한 수준으로,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싸였다기보다 관망하거나 주저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ETF 유입이 약세를 이어가거나 회복이 지연될 경우, 비트코인 상승세를 지탱해온 주요 동력 중 하나가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도 대규모 청산이 나타났다. 글래스노드는 “최근 포지션 건수 급감은 역대 최대 수준이며, 하루 만에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명목 포지션이 사라졌다”며 “이는 2022년 FTX 파산 당시와 맞먹는 규모의 파생상품 시장 ‘플래시아웃’이었다”고 밝혔다.
플래시아웃은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되며 시장에서 제거되는 현상을 뜻한다. 글래스노드는 “이번 비트코인 급락은 현물 매도보다는 레버리지 포지션 축소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무기한 선물시장에서는 강세 레버리지가 청산된 뒤, 하락에 베팅하는 트레이더가 늘고 있으며, 이들이 숏 포지션 유지를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 같은 흐름은 시장 공포가 최고조에 달하고 레버리지 해소가 마무리되는 국면에서 종종 나타나는 패턴으로, 중기적으로는 보다 건전한 회복 단계로의 전환을 의미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래스노드는 “비트코인 시장은 여전히 리셋 상태에 있으며,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ETF로의 신규 자금 유입과 온체인 축적이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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