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규모 보유 상장사 급증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시세에 주가 연동
높은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도
27일 블룸버그는 미국 증시에서 ‘디지털자산 재무회사(DAT·Digital Asset Treasury companies)’가 신규 투자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DAT는 본업과 무관하게 가상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해 주가 상승을 노리는 상장사로, 투자자들이 토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가상자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모델은 2020년 8월 마이클 세일러가 이끌던 마이크로스트래티지(현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를 매입하며 시작됐다. 현재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710억달러(약 99조4000억원)를 보유해 최대 기관 투자자로 자리잡았으며, 주가는 2024년 11월 최고가 473.83달러까지 올라 초기 대비 3734% 상승했다.
이후 바이오·전자상거래·미용업체 등 다양한 기업이 뒤따르며 북미 시장에만 100개 이상의 DAT가 상장됐다. 일본에서도 또한 메타플래닛 등 비트코인 추종 기업이 등장해서 활약하고 있다.
DAT는 스팩 설립이나 기존 소규모 기업 인수 후 가상자산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투자자 자금으로 코인을 추가 매입한다.
미국 소프트뱅크, 피터 틸의 파운더스펀드, 갤럭시 디지털, 팬테라캐피털 등 대형 투자사들도 참여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도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 관련 프로젝트에 나서며 가상자산 국면에 뛰어들었다. ALT5 시그마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 재무 조성 계약을 15억달러(약 2조1000억원)에 체결했다.
다만 위험도 크다. 리테일 투자자 중심의 DAT는 가격 급등락이 잦으며, 기업가치가 실물 사업과 동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9월 월드코인 연계 DAT 발표로 3000% 급등했던 에이트코홀딩스 주가는 2주 만에 70% 이상 하락했다. 최근에는 비벡 라마스와미 전 미 대선 후보가 공동 창립한 스트라이브가 세믈러사이언티픽을 인수하며 비트코인 재무기업 간 합병도 진행 중이다.
또한 규제 환경도 변수다.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는 2023년부터 기업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시가로 평가할 수 있도록 회계기준을 변경해, DAT의 분기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 이로 인해 DAT는 가상자산 가격 상승 시 대규모 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가격 급락 시 큰 손실을 떠안게 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직접 보유나 상장지수펀드(ETF) 대신 DAT를 선택하는 투자자들에게, 기업 운영비·지분 희석·평가위험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유명 공매도 투자자이자 투자의 왕으로 불리는 짐 채노스는 스트래티지와 같은 비트코인 축적 기업이 지나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공매도를 주장해 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회장과 지난 6월 공개적으로 충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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