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 자금 유입이 상승세 지지
반감기 영향력은 줄어
27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가 10만달러를 웃돌며 ‘쌍봉(double top)’ 패턴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2022년처럼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디지털자산 은행 시그넘의 수석 투자전략가 카탈린 티슈하우저가 전망했다.
티슈하우저는 “암호화폐 시장은 펀더멘털보다 심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기술적 분석에서 쌍봉은 경고 신호지만, 2022년 테라 붕괴나 FTX 파산과 같은 갑작스러운 충격(블랙스완)이 없는 한 급락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50일간 10만~11만달러 구간에서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상승세 둔화를 시사하며, 일부 전문가들은 11만달러 수준에서 두 차례 고점을 형성한 쌍봉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간 저점인 4월의 7만5000달러가 무너지면, 기술적으로는 2만7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기술적 패턴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의해 자가실현적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대폭락은 통상 외부 충격에 의해 촉발된다는 설명이다.
티슈하우저는 최근의 상승세가 디파이 서사나 기술력보다는 기관 유입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2024년 1월 나스닥에 상장된 현물 비트코인 ETF 11종에는 지금까지 480억달러(약 66조2400억원)가 순유입됐으며,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입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141개 상장사가 총 84만1693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그는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전 철저한 실사를 거치며, 일단 편입하면 장기보유에 나선다”며 “이처럼 점차 증가하는 ‘점착성 자본’은 중장기 수요로 이어져 가격 지지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채굴 보상 감소로 4년마다 공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 역시 이전만큼 중요한 변수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현재 채굴된 비트코인은 일일 거래량의 0.05~0.1%에 불과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기관의 유입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그는 “과거에는 채굴자가 시장의 주요 매도자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시장 주도권이 바뀐 만큼, 기존의 4년 주기 사이클이 그대로 재현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