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금지 등 기존 요구 재확인
러시아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및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조건을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 몇 주간 대면 및 온라인 회의를 통해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했으며, 제시한 조건은 기존 입장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금지 ▲외국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불허 ▲크림반도 및 4개 점령지에 대한 러시아 영유권 인정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러시아는 서방이 NATO 동진 확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30일간의 휴전에 동의할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평화 협상의 첫 단계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이 이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며, 세부 조건도 아직 조율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 내에서는 협상 방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러시아 담당 특사인 퇴역 장군 키스 켈로그는 기존 협상안을 기초로 하지 않고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2022년 이스탄불 협상이 유효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번 협상을 단순히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이 아니라 서방과의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안젤라 스텐트 연구원은 “러시아의 요구는 지난 수십 년간 변함이 없으며, 실질적인 평화 협상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