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CNBC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억만장자 미디어 거물이자 전 총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86세의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났다.
다재다능한 행정가, 베를루스코니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총 세 번에 걸쳐 이탈리아 총리를 역임했던 베를루스코니는 2019년부터 유럽 의회 의원으로 재직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이 창설했던 포르자 이탈리아 정당을 통해, 현재 총리인 조르지아 멜로니가 이끄는 우익 정치연합의 핵심 파트너로 국정을 이끌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의 건강 상태는 좋지 않았다.
2020년부터 여러 차례 병원에 입원하게 만든 코로나19를 앓았으며, 지난달에는 만성 백혈병과 관련된 폐 감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의 사망에 대한 애도는 널리 퍼져 있었다.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베를루스코니의 사망이 한 시대의 종말을 고했다며, 그를 매우 사랑했다는 뜻을 표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불명예와 영광을 함께한 삶
1936년 9월 29일 태어난 베를루스코니는 탈세와 성폭력에 대한 여러 사건에 연루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미성년자 댄서와의 성관계 혐의였다.
이 사건으로 한때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이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최대 상업 방송사인 Mediaset의 대주주이며, 2023년 6월 현재 그의 재산은 약 70억 달러(9조 20억 원)로 추산된다.
또한 1986년부터 2017년까지 이탈리아 축구 클럽 AC 밀란의 주인이었다.
미뤄진 공약과 불명예
2009년 그는 밀라노 주교 좌상을 휘두르는 정신병자에게 공격을 받아 얼굴 부상을 입었다.
그의 총리 재임 기간 동안, 그는 Mediaset에서 자신의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2013년에는 17세의 여성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7년형을 선고받고, 종신 공직 금지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2년 후에 이탈리아 최고 법원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베를루스코니는 두 번의 결혼을 통해 다섯 명의 자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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