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은행 위기 재점화…국채 수익률 하락, 주요 지수 일제 하락세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FRC) 부도로 촉발된 미국 지역 은행 위기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5월 2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1.16%,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00포인트(1.08%) 이상, 나스닥 종합지수는 1.08% 각각 하락 마감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파산…지역 은행주 급락세
FRC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올해 들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파산한 은행이 됐다. 규제 당국은 FRC를 인수한 뒤 자산 대부분을 제이피모건체이스(JPM)에 매각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은 1분기에만 700억달러(약 101조원) 이상의 예금 유출을 겪었으며, 그 여파로 지역 은행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S&P500 지역 은행 지수(KRE)는 6% 넘게 하락하며 52주 최저치를 기록했고, 팩웨스트(PACW)는 27%, 웨스턴 얼라이언스(WAL)는 15% 폭락했다.
국채 수익률 급락…노동시장 냉각 신호
미국 노동부는 노동시장 냉각을 나타내는 새로운 고용 데이터를 발표했다. 3월 구인 수는 960만 건으로 집계돼 예상치였던 970만 건에 못 미쳤다. 이직률은 2.5%로 낮아졌고, 정리해고 규모는 18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4%, 2년물 수익률은 3.9%로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한국시간으로 5월 4일 오전 3시에 발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6월 추가 인상을 시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연내 인하 없이 5%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옐런 “6월 초 채무불이행 가능성”…시장 불안 가중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의회가 부채한도 인상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6월 1일 이전에 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기업 실적 발표…기술주·소비 관련주 희비 엇갈려
이번 주에는 애플(Apple)의 분기 실적이 예정되어 있으며, 주목받는 수익 발표 중 하나다. 체그(Chegg)는 챗GPT로 인한 성장 둔화를 경고한 뒤 주가가 급락했다. 반면, 우버(Uber)는 차량 호출과 음식 배달 수요 증가로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모건스탠리는 고위 경영진 주도로 약 3000명의 인력 감축을 검토 중이며, 화이자(PFE)는 코로나19 백신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BP는 석유 가격 하락 영향으로 수익이 감소했고, 메리어트(Marriott)는 여행 수요 반등에 힘입어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증시 향방, 고용 보고서와 연준 발언이 열쇠
투자자들은 5월 5일 발표될 미국 4월 고용 보고서와 함께 연준의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시사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과 은행 시스템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증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