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대법관 일부도 행정부 측 논리에 회의적 시각 보여”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세계 대상 관세 부과 권한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행정부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현지시간) 보도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변호인은 이날 약 3시간 진행된 심리에서 대법관들의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특히 일부 보수 성향 대법관들까지 대통령이 광범위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관세에 이의를 제기한 원고 측 변호인도 사법부가 대통령의 핵심 권한에 어느 정도 제약을 둘 수 있는지를 두고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근거해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한 관세를 부과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는 캐나다·중국·멕시코에 대한 펜타닐 관련 관세도 포함돼 있다.
소송을 제기한 중소기업과 주(州) 정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권한을 넘어섰다고 주장했으며, 하급심은 이에 동의한 바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대법원이 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할 경우, 행정부는 이미 거둬들인 수백억달러(수십조원)에 달하는 관세를 환급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관세 정책의 법적 근거가 흔들리며 향후 무역 협상에서의 협상력도 약화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대법원의 최종 판결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날 심리 분위기로 미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방청석에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등 행정부 주요 인사가 참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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