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후원자 및 밈코인 보유자 대상 각각 별도 갈라 진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중 암호화폐 산업을 중심으로 한 갈라 디너 두 건을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하나는 고액 정치 후원자를 위한 자리고, 다른 하나는 밈코인 오피셜트럼프(TRUMP) 코인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다.
5월 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첫 번째 행사는 정치자금 후원단체 마가(MAGA Inc.)가 주최하며, 1인당 참가비가 약 21억원(150만달러)으로 지난 수년간 미국 정치권에서 열린 후원행사 가운데 가장 고가 수준이다. 이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뿐만 아니라, 최근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 정책 입안에 참여해온 데이비드 색스도 특별 게스트로 참석한다.
MAGA Inc.는 트럼프 지지 슈퍼 PAC(정치활동위원회)으로, 현재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 트럼프는 헌법상 3선 출마가 불가능하지만 해당 단체가 모은 정치자금의 구체적 사용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번째 갈라 디너는 5월 22일 워싱턴D.C. 인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다. 오피셜트럼프 밈코인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이 행사는 현금 지불이 아닌 토큰 보유량 기반으로 초청자를 결정하며, 상위 220명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 기회가 주어진다. 초청자 선발은 5월 12일까지 블록체인 기반 순위 경쟁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행사에서는 드레스 코드로 블랙타이 선택 사항이 명시돼 있으며, TRUMP 토큰 상위 25명 보유자에게는 백악관 VIP 투어와 특별 리셉션이 제공된다. 공식 웹사이트에는 주요 보유자들의 사용자명이 순위표 형태로 실시간 공개되고 있다.
미국 내 중도좌파 성향 감시단체 Accountable.US는 이 행사를 “미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노골적인 사익 추구”라고 비판하며, 익명성이 보장된 암호화폐 지갑 구조로 인해 외국인 포함 고액 보유자가 대통령과의 접촉 기회를 사실상 ‘구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TRUMP 토큰 상위 보유자 실체는 대부분 확인이 어렵다. 예컨대 지난 1월 트론 창업자 저스틴 선은 트럼프 관련 또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약 1천억원(7,500만달러) 상당을 투자했다고 공개했으며, 이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민사 사기 소송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TRUMP 토큰 행사 세부 조건에는 트럼프 대통령 참석이 확정된 사항은 아니며, “어떠한 이유로도 행사 취소 가능” 조항이 명시돼 있다. 취소 시 당첨자에게는 트럼프 NFT가 대체로 제공된다.
이 같은 행사는 토큰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갈라 발표 이후 TRUMP 토큰 가격은 50% 이상 급등하며, 프로젝트 초기 투자자 및 내부자 지갑의 평가액이 크게 상승했다.
프로젝트 웹사이트에 따르면, 전체 TRUMP 토큰 공급량의 약 80%는 트럼프 그룹과 관련 단체가 보유하고 있으며, 체이널리시스는 토큰 거래 구조상 수수료가 자동 분배되는 구조로 인해 거래 수수료 중 일부가 내부 지갑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피셜트럼프 측은 향후 90일간 토큰 매도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