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호화폐도 미국이 1위 원해”…미·중 기술 경쟁, 스테이블코인으로

홍콩, 가상자산 규제 완화…디지털 위안·달러 경쟁 본격화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에 이어 가상자산 분야에서도 미국이 중국보다 앞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암호화폐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무역 협상 직후 CBS 인터뷰에서 “미국이 AI에서 1위인 것처럼 가상자산에서도 1위를 유지하길 원한다”며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그 자리를 빼앗게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가상자산 분야에서도 위상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2021년부터 가상자산 거래가 전면 금지돼 있지만,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서 별도 제도를 운영하며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이어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11월 4일 라이선스를 취득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와 직접 협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한 홍콩 정부 주최로 열린 제10회 핀테크 주간 개막일에 맞춰 12개월간의 거래 이력 요건 없이 새로운 가상자산과 홍콩 규제 하의 스테이블코인을 상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홍콩은 이미 지난해 미국보다 먼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고, 올해는 이더리움 현물 ETF도 미국보다 약 3개월 앞서 승인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가장 잘 알려진 가상자산으로, 이더리움은 결제 수단이자 네트워크 내 스마트계약과 탈중앙 애플리케이션(DApp)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가스(Gas)’ 역할을 한다.

이더리움 재단 토마시 스타니차크 공동집행이사는 11월 3일 홍콩 핀테크 주간 기간 열린 디지털자산 포럼에서 “현재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60% 이상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디지털자산 투자사 SNZ홀딩스 개빈 왕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참석자 약 300명 중 70%가 전통 금융권 관계자였다”며 “예전에는 개발자가 많았지만, 이제는 전통 금융이 중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은 과거 UBS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 포럼에서는 ‘이더리움 홍콩 허브(Ethereum Hong Kong Hub)’ 출범을 발표하며,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홍콩이 아시아의 암호화폐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NBC는 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북미 최대 블록체인 행사인 ‘컨센서스’도 올해 처음 홍콩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2026년에도 다시 홍콩에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홍콩의 최근 가상자산 열기는 올해 들어 진행 중인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정책에서 비롯됐다. 이는 미국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지니어스법(Genius Act)’ 추진과 맞물리며, 디지털 시대의 달러와 위안화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디지털자산 시장은 여전히 전통 금융시장에 비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약 4조5000억달러(약 6435조원)에 불과한 반면, 전 세계 증시 규모는 101조5200억달러(약 1452경원)에 달한다.

넥스트젠디지털벤처스 창립자 제이슨 황은 “AI 투자 열기가 식으면 투자금이 다시 가상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조정에도 투자자 가입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이 운용하는 1억달러(약 1430억원) 규모의 펀드는 2023년부터 2025년 3월까지 2년간 375.5% 상승해 같은 기간 비트코인보다 60%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는 최근 두 번째 펀드도 출범했으며, 주요 투자자는 부유한 중국 투자자들이라고 말했다.

황은 “10월 11일 시장 급락 때도 펀드 손실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며 “이날은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 청산이 발생한 날로, FTX 거래소 붕괴 때보다 컸다”고 말했다.

CNBC는 향후 미·중 간 경쟁이 가상자산 그 자체보다 각국 통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각국 정부들이 자국 통화로 담보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기 때문이다.

뉴욕대 윈스턴 마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자국 통화 기반 생태계를 확대하려 하지만, 중국은 아직 디지털 위안의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기대만큼 빠르게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규제를 재확인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 세계 결제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은 약 50%에 육박했으며, 중국 위안화는 3.17%로 세계 5위로 올라섰다.

반면, 비트코인 블록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여전히 세계 3위 비트코인 채굴국으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 8억7000만달러(약 1조244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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