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급락 영향…근원 CPI 상승률 3년 만에 최저치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불안과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 전반에 퍼지면서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3월 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2월 2.8%에서 3월 2.4%로 낮아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라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수치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6%, 근원 CPI는 3%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관세정책 여파에 물가 상승 압력 여전
이번 물가 지표 둔화는 휘발유 가격 급락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나오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일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대규모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한 이후, 수입물가 상승이 미국 내 제품 가격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관세 정책은 단순히 수입 가격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산 제품 가격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물가 전반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상호관세 시행을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불안 심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뉴욕 증시는 CPI 지표 발표 전날 상승세를 보였지만, 미중 간 관세 갈등 격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급락세로 전환됐다. 인플레이션 지표 개선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