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기업이 거래소로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규제안을 철회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은행연구소(Institute of International Bankers) 콘퍼런스에서 SEC 대행 의장 마크 우예다(Mark Uyeda)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거래소 정의 변경에 대해 많은 부정적 의견이 접수됐다”며, SEC 직원들에게 해당 규제 철회 옵션을 검토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친암호화폐 정책 변화
해당 규제는 2020년 당시 SEC 의장이었던 제이 클레이튼(Jay Clayton)이 대체거래시스템(ATS)의 규제를 명확히 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었으나,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SEC 의장이 2022년 이를 암호화폐 기업까지 포함하도록 확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우예다는 “암호화폐 관련 ‘거래소’의 정의를 확장하는 것은 정부 증권 ATS 규제와 별개로 다뤄야 할 문제”라며, 기존 규제안이 과도하게 확대 적용됐다고 지적했다.
겐슬러 전 SEC 의장은 2021년부터 강력한 암호화폐 규제를 시행하며 100건 이상의 규제 조치를 취했으나,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날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겐슬러를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겐슬러 사임 이후 SEC의 암호화폐 정책은 보다 우호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코인베이스(거래소): 3월 3일, 미등록 증권 거래 관련 제소 취하
- 크라켄(거래소): 3월 3일, 스테이킹 프로그램 관련 제소 취하
- 유니스왑(분산형 거래소): 2월 25일, 조사 종료
- 제미니(거래소): 2월 24일, 법적 조치 없이 조사 종료
- 로빈후드(투자 앱): 2월 21일, 가상화폐 거래 관련 조사 종료
- 컨센시스(개발 기업): 2월 말, 메타마스크 스테이킹 서비스 관련 소송 종결
- 바이낸스(거래소): 2월, 소송 일시 정지
- 오픈시(NFT 마켓플레이스): 2월 22일, NFT의 유가증권성 관련 조사 종료
- 유가랩스(NFT 기업): 3월, 2년간 이어진 NFT 증권성 관련 조사 종료
또한, SEC 기업재무부문은 2월 27일, 밈코인의 제공 및 판매가 증권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사기성 밈코인이나 증권을 가장한 코인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SEC는 오는 3월 21일부터 가상화폐 규제 관련 원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첫 번째 회의에서는 바이든 정권에서 규제가 강화된 배경과 향후 방침, 토큰의 증권성 판단 기준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앞서, SEC는 암호화폐 산업의 법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친암호화폐 성향의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위원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