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얼굴 합성 기술로 투자자 위장…560만 달러 피해
- 탈취한 자금, 해외 거래소 통해 신속히 세탁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채권 변제가 2월 18일 오후 10시(ET, 한국시간 19일 낮 12시)에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AI 기술을 악용한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고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인카 디지털(Inca Digital)의 조사에 따르면, 최소 두 개의 거래 업체가 AI 기반 영상 기술을 사용한 사기에 속아 약 560만 달러(약 81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범은 영상 통화에서 AI 얼굴 합성(페이스 스와핑) 기술을 사용해 FTX 청산 채권을 판매하려는 투자자로 위장했다. 피해 업체들은 사기범이 제시한 실제 청산 데이터, 위조된 신분증, 싱가포르 가짜 주소 등을 보고 거래의 신뢰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기범은 실제 FTX 청산 채권 데이터를 보여주며 신뢰를 확보했다. 해당 데이터는 온라인 공개 자료일 가능성도 있지만, FTX 파산 절차에 참여한 기업들의 데이터 유출로 입수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인카 디지털은 사기범이 훔친 자금을 바이낸스(Binance) 등 미국 외 거래소를 통해 신속히 자금 세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연방 사법 당국이 해당 거래소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I 사기 급증… FTX 변제 앞두고 채권자 주의 필요
아담 자라진스키(Adam Zarazinski) 인카 디지털 CEO는 “이번 사건은 AI 기술을 이용한 금융 사기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유사한 수법이 알려진 피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FTX 변제 시기를 앞두고 유사한 사기가 더 많아질 수 있다”며,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활황과 함께 AI 기술을 악용한 금융 범죄가 급증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이후 디지털 자산 시장이 활기를 띠며, 기회가 많아질수록 그 뒤에는 항상 범죄자들이 숨어 있다”고 덧붙였다.
FTX 파산 이후, 미지급 자산을 거래하는 2차 시장이 형성되며 투자자들이 다양한 FTX 청산 채권을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변제 시기가 다가오면서 사기 시도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AI 기반 위조 신분증 및 가짜 데이터 등 다양한 수법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