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앤트로픽 사용 금지”
WSJ “클로드, 이란 공습 활용”
오픈AI “계약 조항 보완”
미 국방부(전쟁부)와 앤트로픽은 수개월간 인공지능 활용 범위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국방부는 군사 목적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려 했으나, 앤트로픽은 대규모 감시와 인간 개입 없이 표적 식별부터 공격까지 이어지는 완전 자율형 무기 체계에는 자사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갈등의 출발점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맺은 협약이다. 해당 협약은 기밀 네트워크 환경에서 클로드 사용을 허용하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시 금지 ▲사람의 통제 없이 표적 선정과 공격이 이뤄지는 완전 자율 무기 운용 제한을 명문화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7월 협약 범위를 확대했지만 이 조건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후 정부 내부에서는 민간 기업이 계약을 통해 군의 정보 활용 범위를 제한하는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통제 권한의 최종 귀속을 둘러싼 논쟁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용 중단을 지시하면서 국방부는 오픈AI,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와 각각 기밀 네트워크에 인공지능을 통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최근 이란 공습에 앤트로픽의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를 활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성명을 통해 국방부의 압박이나 제재가 있더라도 대규모 국내 감시나 완전 자율 무기와 관련한 원칙은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은 미국의 적대국에만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법적 대응 방침도 내놓았다.
논란은 민간 시장으로 번졌다. 정부 결정에 반발한 이용자들 사이에서 오픈AI의 챗GPT 대신 클로드를 쓰자는 확산이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퇴출 결정 이후 클로드는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고, 챗GPT와 제미나이가 뒤를 이었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이번 주 신규 가입자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무료 이용자는 1월 이후 60% 이상 늘었고 유료 구독자는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CNBC에 전했다.
국방부 협력 사실이 공개된 뒤 미국 내 챗GPT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삭제도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월 28일 미국 내 하루 삭제 건수는 전날 대비 295% 늘었고, 최근 30일간 일평균 증가율은 9%였다.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는 내부 이메일을 공개하고 국방 협력과 별개로 지켜야 할 원칙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통제를 벗어나 무기로 활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트만은 계약 문구도 추가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헌법 수정헌법 제4조, 1947년 국가안전보장법, 1978년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인공지능 시스템을 미국 시민을 상대로 한 국내 감시에 의도적으로 활용할 수 없으며, 상업적으로 수집한 개인 정보나 신원 식별 정보를 이용해 특정 개인을 추적·감시하는 행위 역시 금지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또 국가안보국(NSA) 등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이 오픈AI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고, 기술 수준과 안전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계속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