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AI 경쟁에서 이기기’ 연설 예정
바이든 행정명령 폐지
민간 투자·전력 규제 완화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미국 우위를 강조하는 대규모 연설을 오는 23일 발표할 예정이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분야로 떠오른 AI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가장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다.
연설은 ‘AI 경쟁에서 이기기(Winning the AI Race)’라는 제목의 행사에서 이뤄진다. 이번 행사는 백악관 AI·암호화폐 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색스와 그가 공동 진행하는 팟캐스트 ‘올인(All-In)’ 팀이 주최한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자국의 AI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연설 직후에는 대통령이 집권 직후인 1월에 지시한 AI 행동계획이 공식 발표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행정명령도 서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AI 행동계획은 색스와 백악관 기술 고문 마이클 크라치오스 주도로 업계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이 계획에는 민간 부문의 AI 투자 확대와 에너지 생산 인허가 간소화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화요일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AI 및 에너지 인프라 관련 신규 투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이 AI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강조하며 대응 전략을 강화해왔다. 올해 1월에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 ‘R1’을 공개해 월가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H20 모델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요청이 반영된 조치로, 자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부터 AI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해왔으며, 집권 직후인 1월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2023년 AI 안전 테스트 및 투명성 보고 관련 행정명령을 폐기했다. 이후 색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AI 정책 방향 수립을 지시했다.
올해 2월에는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이 AI 정책 방향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는 연방 정부가 주정부의 AI 관련 법률 제정을 선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이에 대한 대가로 연방 정부가 자사 AI 모델에 접근해 안전성과 기능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제안의 일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세·지출법안 초안에도 반영돼, 향후 10년간 주정부의 AI 입법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됐으나, 상원 표결 과정에서 최종안에서는 제외됐다. 실리콘밸리 투자자 마크 안드리센과 조 론스데일은 해당 조항 유지를 주장한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35년까지 전체 전력 사용량의 8.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 인프라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소프트뱅크, 오픈AI, 오라클이 참여하는 1000억달러(약 137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철회하는 등 관련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