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후 상승세 지속
ETF서 강한 매수세
美 ‘크립토 위크’ 입법 기대감도 반영
비트코인 시세가 사상 처음으로 12만2000달러(업비트 원화 시세 기준 1억6500만원)를 돌파했다. 연초 이후 정체됐던 박스권 흐름을 벗어난 뒤 투자 심리가 연일 강해지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비트코인은 지난해 12월 대비 약 30% 이상 상승한 수준이며,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후 비트코인은 10만달러 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 암호화폐 기조에도 정치·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승세를 억제했다. 그러나 최근 주식 등 위험 자산이 일제히 사상 최고치 부근으로 회복하며 비트코인 역시 다시 반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사 XBTO 트레이딩의 수석 트레이더 조지 만드레스는 “이제 비트코인은 단순 투기 자산이 아닌 거시적 헤지 수단이자 구조적으로 희소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주식 시장의 강한 위험 선호 심리,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로의 기관 자금 유입이 과거와 다른 안정적인 상승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는 각각 2% 이상 상승했다. 주요 알트코인 전반에 매수세가 확산된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TC 마켓의 애널리스트 레이첼 루카스는 “12만달러는 돌파했지만 진짜 저항선은 12만5000달러”라며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은 예상되나, ETF 기반 수요가 견고해 상승세는 유효하다. 11만2000달러는 주요 지지선이며 하락 시 매수 기회로 여겨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랠리에는 공매도 포지션 청산도 영향을 미쳤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주말 사이 비트코인을 숏(공매도) 포지션으로 거래한 투자자들의 포지션 약 10억달러 규모가 청산되면서 단기 상승에 영향을 줬다.
미국 의회에서 예정된 ‘크립토 위크’도 투자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관련 상임위원회는 이번 주 중 주요 암호화폐 법안에 대한 논의와 표결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상승세를 거시 환경의 변화보다는 개별 이슈로 본다는 시각도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사 난센의 니콜라이 손데르가르드는 “이번 랠리는 거시 이벤트보다는 단발성 흐름”이라면서도 “미국의 재정 확대와 통화 완화 기대가 비트코인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