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간 관세 유예에도 해시프라이스 반등 못해…대형 채굴업체도 수익성 위기
블록스브릿지컨설팅의 4월 10일 보고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행한 글로벌 관세 정책이 비트코인(BTC) 채굴 산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발표 직후 시장은 전반적인 매도세로 전환됐고, 채굴 수익성을 나타내는 해시프라이스(Hashprice)는 1PH/s당 40달러(약 5만8천원)를 밑돌았다. 이는 2024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대규모 채굴업체들에게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약세장 당시(55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10일 관세 정책을 90일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시장은 일부 반등했지만, 해시프라이스는 1PH/s당 42달러(약 6만900원) 수준에 머물며 뚜렷한 회복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더마이너매그의 2024년 4분기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40달러는 많은 상장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의 조정 손익분기점으로, 이 수치를 하회할 경우 운영비나 이자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해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2024년 4분기의 재무 및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으로, 현재 관세가 채굴 장비 및 운영비에 미치는 직접적인 비용 증가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향후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이 본격화될 경우, 수익성은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채굴기 기종과 전력비용 압박…경영환경 악화
현재 다수의 기업이 최소 운영비를 넘어선 지출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운영비와 금융 비용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보고서는 4분기 전체 해시코스트 분석을 통해 채굴업체들의 수익률이 극도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2024년 9월과 비슷한 해시프라이스 수준에도 불구하고, 당시 약 6만4천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약 8만2천달러(약 1억1,890만원)까지 상승했음에도, 채굴업체의 경영 환경은 오히려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그 배경에는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900EH/s를 넘어 제타해시(ZH/s)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과, 반감기 이후 거래 수수료가 크게 줄어든 점이 있다.
특히 아직도 네트워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S19 프로급 채굴기를 사용하는 사업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 기종은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수익성이 한계에 도달해, 해시프라이스가 반등하지 않으면 향후 수 주 내에 기기 폐기나 재배치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일가, 마이닝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 설립 참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도 채굴 산업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 기업 헛에잇(Hut 8)은 에릭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아메리칸 비트코인 코퍼레이션(American Bitcoin Corp)’이라는 대형 채굴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시프라이스가 현재 수준에 머물 경우, 다수의 채굴업체들이 사업 구조조정이나 운영 재검토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