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수요 급감 대응…14년 만에 최저 분기 실적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수요 급감에 대응해 반도체 생산량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은 이례적인 조치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 가까이 감소한 이후에 나왔다.
이번 결정은 지난 9개월간 약 70% 하락한 반도체 가격 하락과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요 둔화는 팬데믹 이후 급증했던 칩 수요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줄어들며 스마트폰 및 PC 제조업체들의 구매 축소로 이어진 상황에서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재고가 충분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며, 감산은 단행하지만 전면적인 생산 축소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감산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금요일 장 초반 4.5% 상승하며 지난해 9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5.6% 상승했다.
한편, 주요 경쟁사들도 이미 감산에 나선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2023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고, 마이크론도 2023 회계연도 투자 계획을 30% 이상 축소했다.
삼성전자의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4조1200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이는 14년 만에 최저 수준의 분기 순익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사업부가 약 2조1000억원(약 3조45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분기에도 2조원가량의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감산 조치가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 시점을 앞당기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공식 실적 발표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