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자산과 차별화?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 도입을 발표한 가운데,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2020년 이후 최악의 주간 성과를 기록했다. 다우지수, 나스닥, S&P500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이에 따라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도 일시적으로 급락했지만, 주요 알트코인보다 낙폭이 제한적이었다. 채굴 관련 종목은 최대 15% 하락했으며,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약 1억달러(약 1450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 4일 비트코인 시세는 2.2% 상승한 8만4000달러까지 회복됐다. 이더리움(1.1%), 리플(4%), 솔라나(6%), 도지코인(7%) 등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31포인트(-5.50%) 급락한 38,3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2포인트(-5.97%) 떨어진 5,0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962포인트(-5.82%) 하락한 15,587에 각각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2월 16일 고점 이후 20% 넘게 하락하며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지난 3∼4일 이틀간 낙폭만 11%를 넘어섰다.
더블록에 따르면, 인젝티브 최고경영자 에릭 천은 “ETF 승인 이후 비트코인 시장 구조가 변화하며 은퇴계좌, 거시 펀드, 기업 자금이 주요 수요처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게임스탑 등을 예로 들며 비트코인이 알트코인 대비 하방 압력에 덜 민감해졌다고 덧붙였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벤치마크의 마크 팔머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기관의 암호화폐 투자 기대감이 높았지만, 명확한 법제화 없이는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의회가 시장 구조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도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8월까지 제출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국경 없는 자산으로 주목
팬테라캐피털의 코스모 지앙 파트너는 “관세로 인한 시장 조정은 구조적 경제 위기보다는 일시적 요인에 가깝다”며 “암호화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국경 없는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시장 조정이 외부 요인에 따라 다시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들도 비트코인이 미국의 경제 고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불확실성 시기, 전통 자산 대체재로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적 분석상 조정 국면
레든의 최고투자책임자 존 글로버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가 전 세계 주식 부를 급감시켰고, 비트코인 가격도 8만8000달러에서 8만1500달러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엘리어트파동 이론에 근거해 현재 비트코인이 4번째 파동(Wave IV)에 있으며, 이후 반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버는 “6만2000달러 이하로 마감되지 않는 한, 이 시나리오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IPO 연기 가능성도
한편,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일정도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강한 시장 환경이 IPO에 필수적인 만큼, 일부 주요 기업들은 상장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