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저축은행·보험사, 프로젝트 파이낸싱 익스포져 급증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스위스의 은행권 불안이 국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전염 위험은 제한적이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해 일부 비은행 금융회사의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국내 은행들이 엄격한 감독과 자산 건전성 관리 속에서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채권 및 주식 투자 비중이 총자산 대비 18% 수준으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57%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여신전문금융회사(신용카드사 등)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및 지급보증은 지난 5년간 433% 증가했다. 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250%, 보험사는 2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급격한 증가가 일부 비은행 금융회사의 자금 조달 및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부동산 가격은 최근 9개월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국내외 긴축적 통화정책과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로, 한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22일에는 주택 소유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발표됐다. 한국은행은 향후에도 부동산 시장과 비은행 금융권의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