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유출 다소 진정… 배당 중단·현금 보유 확대 조치 발표
미국 대형 은행 11곳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First Republic Bank)에 300억 달러(약 39조원)를 공동 예치하며 안정화에 나섰다.
이번 자금 지원은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미국 내 지역 은행 전반에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BNY멜론, PNC, 스테이트스트리트, 트루이스트, US뱅크 등 11개 은행이 참여했다.
Yahoo 파이낸스에 따르면, 이 중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는 각각 50억 달러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25억 달러를 예치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3월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최대 은행들의 이번 결정은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며, 고객과 지역사회에 대한 서비스가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퍼스트리퍼블릭은 SVB 파산 이후 뱅크런 우려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 은행 중 하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예금 전액 보호 방침을 밝힌 이후에도 불안 심리는 이어졌으며, 주가는 이달 초 대비 73% 이상 하락한 바 있다. 이번 지원 발표 이후 주가는 하루 만에 약 10% 반등했다.
은행은 현재 약 340억 달러의 현금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연준을 통한 단기 대출 규모는 200억 달러에서 최대 1090억 달러까지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8일부터 15일까지 보장된 예금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일일 예금 유출이 상당히 둔화되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퍼스트리퍼블릭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추가 조치로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차입금 감축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SVB와 시그니처은행은 대규모 인출 사태를 맞고 결국 FDIC의 관리하에 들어갔다.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이번 공동 지원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민간 차원의 대응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