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 연방검찰은 9일 암호화폐 시장조작 거래 혐의로 암호화폐 회사 3곳과 개인 1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조작으로 금융 서비스 회사를 형사 고발한 첫 사례다.
기소 대상에는 갓빗(Gotbit), ZM 퀀트(ZM Quant), CLS 글로벌(CLS Global), 마이트레이드(MyTrade) 등 4개 회사와 15명의 개인이 포함됐다.
피고인들은 주식 시장의 ‘펌프앤덤프’ 수법과 유사한 방식으로 가상화폐 토큰의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부풀린 후 매도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사이타마(Saitama)’라는 기업의 토큰은 이러한 시장조작으로 시가총액이 일시적으로 75억 달러(약 9조 7,500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타마의 CEO 맨플리트 코리는 10월 9일 영국에서 체포됐으며, 현직 직원 5명도 함께 기소됐다. 이 중 3명은 혐의를 인정했다.
러시아와 포르투갈에 본사를 둔 갓빗의 CEO 알렉세이 앤디우닌도 두 명의 직원과 함께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갓빗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여러 고객을 위해 ‘워시 트레이드’라는 시장조작 수법을 사용하여 수천만 달러의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워시 트레이드란 동일한 주체가 특정 자산을 매수와 매도 주문을 동시에 내는 방식으로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늘려 시세를 조종하는 불법 행위다.
이 외에도 마이트레이드의 중국인 창업자 리우 조우, ZM 퀀트의 홍콩 직원 바이준 오우, CLS 글로벌의 아랍에미리트 직원 안드레이 졸게스 등이 해외에 거주하면서 고객에게 시장조작 서비스를 홍보한 혐의로 기소됐다.
FBI, 가상화폐 시장조작 적발 위해 ‘NexFundAI 토큰’ 발행
이번 수사 과정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갓빗과 ZM 퀀트의 시장조작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올해 2월 가상화폐 ‘넥스펀드AI 토큰(NexFundAI Token)’을 직접 발행하여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갓빗 등에 의해 시장 조작된 밈코인들이 이번 기소로 인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