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1표·0.5%p 주장
파월 “노동시장 둔화 우려”
점도표, 2회 인하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노동시장 약화를 이유로 수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4.00~4.25%로 조정했으며, 노동시장 둔화 신호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앞섰다고 밝혔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은 위험 균형의 변화에 따라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적시했고, 노동시장 평가에서 ‘견조’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구직자와 취업자 증가세 둔화가 뚜렷해졌다고 언급하며 7월에 말한 ‘하방 위험’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표결에서는 투표권을 가진 12명 중 11명이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고, 이번 주 새로 취임한 연준 이사 스티븐 미런이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져 보다 공격적 인하를 요구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점도표에서는 연준 위원 19명이 올해 기준금리 전망을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근소한 차이로 2회 이상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의견이 우세해 10월과 12월 연속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7명은 추가 인하가 없을 것이라 전망했고, 2명은 1회만 인하할 것으로 내다봐 위원들 사이 향후 금리 경로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준은 지난해 9~12월 합계 1%포인트를 인하한 뒤 성장세와 끈질긴 물가 흐름을 이유로 동결해왔고, 이번 인하로 약 3년 만의 최저 수준이 됐다. 단기 변동금리 부채를 가진 신용카드 사용자와 소규모 사업자는 즉각적 부담 완화가 가능하나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금리는 개별 결정에 덜 민감하며, 시장의 추가 인하 기대 반영으로 최근 하락했다.
정책 환경과 관련해 관세 확대와 이민 규제 강화가 비용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혼재된 가운데, 일부는 물가 상방을, 일부는 고용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8월 실업률은 4.3%로 상승했고, 임금·고용 지표는 하향 수정돼 6월까지 3개월 평균 9만6000명, 8월까지 3개월 평균 2만9000명으로 낮아졌다. 반면 식료·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4월 2.6%에서 7월 2.9%로 올라 1년 전 2.7%와 비교해 재상승했다.
정치 일정과도 맞물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 지연을 비판해왔고, 상원 공화당은 월요일 밤 미런을 인준했으며 그는 회의 직전 취임했다. 지난달 트럼프가 주택담보대출 관련 의혹을 이유로 연준 이사 리사 쿡 해임을 시도했으나, 연방항소법원이 직무 유지를 인정해 이번 회의에 참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8월 잭슨홀 회의에서 “고용시장이 특이한 균형 상태에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고용 측면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이런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실업 급증으로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과 고용 사이 위험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무위험 선택지는 없다고 했다.
JP모건자산운용 밥 미셸은 “연준이 노동시장 지표에 놀라 정책을 다소 덜 제약적으로 전환했다”고 평가했고, MUFG 조지 곤살베스는 “연준이 완화 사이클 재개를 인정했다”며 “연내 0.25%p씩 두 차례 추가 인하할 가능성은 있으나 신용시장 반응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