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재무장관 “전례 없는 정치 압력”
CME, 9월 금리인하 확률 84.6%
2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리사 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통보에 “대통령에게 권한이 없다”며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쿡 측 변호인 애비 로웰은 별도 성명에서 “트럼프의 조치는 하자가 있으며 정당한 절차나 근거, 법적 권한이 전혀 없다”며 “우리는 그의 불법적 시도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리사 쿡 연준에 대한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같은 날 이코노믹스 언체인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할마릭은 “1990년대 초부터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세계 금융 질서의 핵심이었다”며, 특정 인사 교체로 대통령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면 시장은 불안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경우 국채금리가 상승해 미국 정부의 부채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는 “리사 쿡을 겨냥한 정치적 압박과 인신공격은 전례가 없다”며, 연준 독립성 훼손이 시장 신뢰를 점진적으로 갉아먹어 미국이 ‘아르헨티나화(Argentinization)’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르헨티나화’란 1950~80년대 아르헨티나에서 나타난 것처럼, 정치 개입과 포퓰리즘 정책으로 고인플레이션·통화가치 폭락·제도 붕괴 등이 겹쳐 경제 위기를 겪는 현상을 뜻한다.
서머스는 트럼프 정부 정책 전반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으며, 최근 통과된 ‘빅 뷰티풀 법’이 미국 부채 부담을 확대해 금융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현 재무장관 베센트가 금리 정책에 공개적으로 개입한 점을 비판하면서, 제롬 파월 의장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연준 소식통’으로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트럼프의 연준 이사 해임 통보가 “공개적인 협박”이라 언급하며 금리 인하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15.4%이고,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84.6%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