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세 인하 조건부 적용
철강·알루미늄 쿼터 검토
디지털 규제 완화 합의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 협정을 구체화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수 주 내에 낮추는 방안을 포함해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었다.
발표문에는 지난달 예비 합의 이후 구체적 이행 기준을 담아, EU가 자동차·의약품·반도체에 대한 관세 인하 혜택을 확보하는 조건과 함께 디지털서비스 규제 문제 해결 의지를 포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과 회동하며 이번 합의를 “큰 거래”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기존 유럽산 제품 대부분에 15% 일괄 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서도 EU가 미국산 공산품 관세 철폐 입법안을 제출할 경우 15%로 낮출 계획이다. 이는 27.5%에서 인하되는 것으로, 독일을 비롯해 미국에 신차·부품을 수출하는 회원국들의 기대가 크다.
합의문에는 항공기·부품, 제네릭 의약품 원료, 코르크 등에도 낮은 최혜국세율을 적용하고, 제약·반도체·목재에 대한 관세를 15% 이내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서는 기존 50% 관세 방침에서 물러나, 일정 물량에 대해 쿼터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EU가 6000억달러(약 834조원) 규모 미국 투자와 7500억달러(약 1043조원) 규모 미국산 에너지 자원 구매 계획, 그리고 최소 400억달러(약 5조5600억원) 규모 인공지능 반도체 구매 의향도 확인했다.
아울러 EU는 미국산 해산물, 유제품, 과일·채소, 가공식품, 종자, 대두유, 돼지고기, 들소고기 등에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디지털 무역 장벽 완화를 약속하며 네트워크 사용료 부과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EU는 내년 시행 예정인 탄소국경조정제도와 기업 ESG 실사·보고 의무에서도 중소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