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간 관세 타결
유럽서 일부 “불균형 합의” 비판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8일 2시 30분경 미국과 유럽연합(EU)이 1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무역 협정에 합의했다.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EU 수출품에 적용되는 미국 관세가 상호 관세 시행을 불과 수일 앞두고 타결된 것이다.
양측은 이번 합의로 1조7000억달러(약 2360조원) 규모의 전면적 무역전쟁을 피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회동해 합의를 발표했다.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지속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양측은 이번 합의의 구체적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유럽연합은 이번 합의에 따라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수출품에 대해 15%의 단일 관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산 에너지 제품 7500억달러(약 1042조원)어치를 구매하고, 미국 내에 6000억달러(약 833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또한 EU는 반도체와 의약품 등 주요 산업 품목에 대해서도 15% 관세 적용을 수용했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기존 상호 관세 대신 수입물량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별도의 쿼터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는 물론 거의 모든 품목에 해당한다”며 철강·알루미늄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고 의약품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을 포함한 일괄 15%로 조정되며, 기존 산업별 관세에 중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U는 관세율 인하를 조건으로 한 미국 내 대규모 투자 및 군수 물자 구매 확대에 동의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무역의 재균형이 필요했고, 협상을 통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형태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 산업계 등 일부 유럽 산업 단체들은 “상호 긴밀히 연결된 양측 경제를 해치는 불균형적 합의”라며 반발했다. 특히 유럽 제품에만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가 적용된 점을 문제 삼았다.
양측의 무역 협상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유럽연합 전체 수입품에 50% 상호 관세로 위협하면서 급물살을 탔으며, 이후 30%로 하향 조정되면서 실무 논의가 진행됐다. EU는 협상 결렬 시 미국산 수입품 1000억유로(약 162조원) 규모에 보복관세를 예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과도 15~20% 수준의 상호 관세율을 적용하는 협상을 진행 했고, 스위스·한국·대만 등과의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소 경제권은 개별 협상 없이 일괄 적용 통보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미·EU 무역합의 발표로, S&P500 선물, 나스닥 100 선물이 각각 역사상 처음으로 6400, 23000 이상에서 개장했다.
디지털자산·코인 주요소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