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4000억달러 예산안 발효
예산의 대부분은 감세 항목에 쓰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원 빅 뷰티풀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서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법안은 총 3조4000억달러(약 4624조원) 규모로, 감세 확대와 복지 축소, 국방비 증액 등이 포함된 예산안이다.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을 지켰다”며 “지금까지의 가장 큰 승리”라고 말했다.
빅 뷰티풀 법안은 2024년 대선에서 내세웠던 주요 공약을 반영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통과를 위해 직접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고 백악관으로 불러 설득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법안은 7월 1일 상원을 통과한 데 이어, 3일 오후 하원에서 찬성 218표, 반대 214표로 가결됐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2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입법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안 내용에 대한 논란도 크다. 예산의 대부분은 감세 항목에 쓰인다. 트럼프 1기 때 시행된 감세를 연장하고, 팁 소득, 자동차 대출, 초과근무 수당 등에 대한 세금 감면이 새로 포함됐다. 노년층과 자녀를 둔 가정에 대한 세금 혜택도 확대됐다. 특히 주·지방세 공제 한도는 기존 1만달러에서 5년간 4만달러로 상향돼, 뉴욕·뉴저지·캘리포니아 등 고세율 주 의원들의 요구가 반영됐다.
반면 복지 예산은 대폭 줄었다. △재생에너지·전기차 보조금 폐지 △식료품 보조 근로 요건 강화 △자녀 없는 건강한 성인의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건강보험) 수급 조건 강화 등이 포함됐다. 의회예산국(CBO)은 이로 인해 약 1180만명이 메디케이드 혜택을 잃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병원 수익 감소로 일부 농촌 의료시설 폐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론조사에서도 법안에 대한 반대가 우세하며,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군사비와 이민 단속 예산은 크게 늘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는 로켓처럼 상승할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