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개 토큰 중 단 1.4%만 유의미한 유동성 확보
솔라나 기반 저비용 토큰 발행 플랫폼, 스캠성 토큰 양산
지난 8일 분석기관 솔리더스 랩스는 보고서를 통해,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 토큰 발행 플랫폼 펌프펀(Pump.fun)에서 발행된 토큰 가운데 약 98.6%가 러그풀 또는 펌프앤덤프 방식의 사기성으로 간주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펌프펀을 통해 약 700만 개 이상의 토큰이 발행됐으며, 이 가운데 최소 1,000달러(약 140만원) 이상의 유동성을 유지한 토큰은 약 9만7,000개에 불과했다. 해당 플랫폼은 누구나 저비용으로 간편하게 신규 암호화폐를 발행할 수 있어 지난해 말부터 밈코인 유행과 맞물려 급속히 성장했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다수의 사기 행위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단일 최대 피해 사례는 엠토큰(MToken) 관련 사건으로, 피해 규모는 190만달러(약 27억원)이였다.
탈중앙화 거래소 레이디움(Raydium) 내 유동성 풀도 예외는 아니었다. 솔리더스 랩스는 레이디움에서 조사한 36만1,000개의 유동성 풀 가운데 93%가 ‘소프트 러그풀’ 특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소프트 러그풀은 개발자가 유동성을 회수하거나 프로젝트 운영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발생하는 형태의 사기다. 중간 피해액은 2,800달러(약 39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4년 한 해 동안 암호화폐 사기 및 러그풀로 인한 피해액은 약 5억달러(약 7,000억원)에 달한다고 머클사이언스(Merkle Science)가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사기성 프로젝트 급증에 따라 규제 당국도 주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3월 ‘사이버 및 신흥 기술 대응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기술 혁신을 악용한 투자자 피해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월에는 밈코인 M3M3 관련 러그풀 사건과 관련해 메테오라(Meteora) 및 관련 인물들을 상대로 6,900만달러(약 966억원) 규모의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밈코인 부문에서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밈코인 열풍은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오피셜트럼프(TRUMP) 밈코인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정점을 찍었고, 이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역시 멜라니아(MELANIA)를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두 토큰은 각각 80%, 90% 이상 하락했고, 멜라니아 코인은 내부 관계자들이 일반에 공개되기 전 매수해 1억달러(약 1,400억원) 이상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오피셜트럼프 코인은 트럼프와 만찬 이벤트 발표 후 지난 2주간 2배가까이 반등했다.
솔라나는 거의 수수료가 없고 즉각적인 거래 처리가 가능해, 사기 행위를 벌이기 쉬운 환경이라는 점에서 범죄자들의 주요 활동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