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된 6만1000개 비트코인, 9조원대로 가치 뛰어
영국이 6만1000개의 비트코인(약 9조5000억원)을 둘러싼 대규모 사기 사건 피해자들에게 보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이 비트코인은 2018년 런던 북부 햄스테드의 한 저택에서 압수된 것으로, 당시 범죄 수익으로 몰수됐다. 이후 7년 동안 가치가 급등해 현재 약 50억파운드(약 9조4600억원)에 달하며, 영국 정부가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검찰총장 스티븐 파킨슨은 피해자들에게 “보상 체계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으나 구체적인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피해자 다수는 중국인 투자자들로, “영국 정부가 사기 사건으로 얻은 자산에서 이익을 챙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45세 중국 국적자 첸즈민과 말레이시아인 공범 센 혹 링(47)은 지난달 런던 사우스워크 형사법원에서 자금세탁 혐의를 인정했으며, 다음 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또 다른 공범 원젠(44)은 지난해 범죄 조직 가담 혐의로 징역 6년 8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첸즈민은 12만명 이상 중국인 피해자들에게 배당금과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투자금을 모집한 뒤, 이를 비트코인 6만여 개로 바꿔 도주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50∼75세로, 수십만∼수천만 위안(수천만∼수십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중국 현지 매체는 전했다.
영국 당국은 최근 약 6700만파운드(약 1270억원) 규모의 추가 가상자산도 확보했다. 영국 왕립검찰청(CPS) 소속 변호인 마틴 에번스 KC는 “첸즈민과 원젠이 두 개의 암호화폐 지갑 비밀번호를 제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