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행 금리동결·ETF매각 추진
시가 기준 연간 6200억엔 규모 ETF 매각
니케이225·대형 기술주 매도 압력 우려
일본은행이 19일 정책금리를 0.5%로 유지하고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분을 시가 기준 연간 약 6200억엔(약 5.8조원) 규모로 순차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1월 인상 이후 금리를 동결해왔으며, 미국 관세의 경기 영향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여부를 지켜본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의 무역합의로 관세 수준은 낮아졌지만 과거보다 부담이 커져 미국 시장 경쟁력과 수익성에 압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은행은 9월 중순 기준 시가 기준 약 79조5000억엔(약 750조원) 규모 보유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연간 약 6200억엔(약 5.8조원) 규모로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은 장부가 기준으로는 연간 약 3300억엔(약 3.1조원)이며, 일본은행 내부 추정에 따르면 전량 처분까지 100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주가 수준과 무관하게 점진적 매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후임 이사회도 이를 지속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2010년 기업 자본조달 비용을 낮추고 투자 위험 감수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ETF 매입을 시작했고,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 취임 후 매입 규모가 급증해 일본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2020년 코로나19 대응으로 매입이 정점에 달했다가 2023년 3회 매입에 그쳤으며, 2024년 3월에는 세계 마지막 마이너스금리 종료와 함께 신규 매입을 중단했다.
ETF 매각 계획이 발표된 9월 19일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모기업) 주가는 4.5% 하락했고, 일본은행이 비중을 크게 가진 대형 기술주 전반에 매도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행은 ETF를 통해 일본 주식시장의 약 7%를 보유하고 있어 증시와 투자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본은행의 니케이225 추종 ETF 초기 매입은 시가가 아닌 주가에 따라 편입 비중이 결정되는 지수 특성상 일부 종목에 편중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대규모 매입이 시장 왜곡을 초래해 투자자 선택권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2021년에는 매입 기준을 토픽스(Topix) ETF로 전환하면서 니케이가 4거래일 연속 6% 하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