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공백 메울 기업 전용 디지털 은행
가상자산·AI·방산 등 특화 산업 대상
8VC·파운더스펀드 등 트럼프 지지 투자자 참여
미국 방산 스타트업 앤두릴 공동창업자 팔머 럭키를 중심으로 한 테크 분야 억만장자들이 가상자산 및 기술 스타트업을 위한 전문은행 ‘에레보르「Erebor」’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일 전했다. 지난 2023년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대체 역할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VB는 테크 스타트업에 특화된 은행이였으나, 미 금리 급등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대규모 예금 인출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파산했다. 이후 해당 분야의 금융 공백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금융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에레보르 설립에는 벤처캐피털 8VC의 창립자 조 론스데일과 피터 틸의 파운더스펀드가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액을 기부한 인물이다. 이들은 기존 금융권이 기피해온 고위험 스타트업에 대한 대출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에레보르는 이미 미 전역에서 영업 가능한 은행 면허를 신청했다. 공개된 신청서에 따르면 주요 고객은 가상자산, 인공지능, 방위산업, 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기술 기업과 해당 업계 종사자다. 특히 달러 등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중점 취급하며,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수행·촉진하는 가장 규제된 기관”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본사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두고, 뉴욕에 추가 사무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모든 상품은 스마트폰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전용 서비스 형태다. 공동 최고경영자에는 가상자산 기업 서클의 전 고문 제이컵 허시먼과 디지털 자산 소프트웨어 업체 에어 컴플라이언스의 오언 라파포트가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