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가격 하락·재정 부양에도 성장률 시장 예상치 하회
유럽 시장의 2023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0%를 기록했다고 유럽연합(EU) 통계 기관 데스티스(Destatis)가 28일 발표했다. 이는 2022년 4분기 성장률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럽 경제가 둔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중단에도 불구하고, 유럽 경제는 1분기 동안 일정 수준의 회복 탄력성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 은행 위기와 유사한 은행권 불안, 예금 이탈 현상 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켰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은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왔으며, 일부 정책 결정자들은 다음 주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3%를 상회하게 된다. 유로존의 3월 기준 인플레이션은 6.9%, 근원 인플레이션은 5.7%를 기록 중이다.
GDP 성장률 시장 기대 하회
유로스타트(Eurostat)의 예비치에 따르면 유로존의 1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쳤으며, 로이터가 실시한 전문가 예상치(0.2%)를 하회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1.3% 성장했으나, 이 역시 기대치인 1.4%에는 미치지 못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유럽 내 가계 및 정부 지출이 2023년 초 감소했으며, 자본 형성과 수출 부문만이 성장에 일부 기여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 우려 속 정책 경계 강화
ING 은행의 매크로 글로벌 책임자 카르스텐 브제스키는 “도매 에너지 가격 하락, 예상보다 따뜻했던 겨울, 정부의 재정 부양책이 경기 침체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국가별 지표가 유럽 전체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개별 경제 흐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CB는 임금 상승과 수요 회복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며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2023년 하반기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