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루블·디지털 위안 활용해 글로벌 결제망 구축 목표
“외부 간섭 불가능한 구조…합의만으로 지불 가능”
러시아가 외부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디지털 통화 기반의 ‘제한 없는’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본격 추진한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디지털 통화를 활용한 새로운 국제 결제 시스템 도입을 공식 발표하며, 외국의 개입이나 동결 없이 당사자 간 합의에 따른 자유로운 지불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TASS)에 따르면, 실루아노프 장관은 디지털 루블과 디지털 위안 등 다양한 국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해 국경 간 거래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당사자가 합의하면 결제가 이뤄지고, 제3국의 개입이나 자산 동결은 불가능하다”며 외부 간섭을 원천 차단하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제재 이후 디지털 결제 전략 본격화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로 국제 금융망에서 고립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의 합법화를 포함한 다양한 대안 결제 수단 도입을 모색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기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독점적”이라고 비판하며,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새로운 국제 결제 인프라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CBDC 실험 확대…암호화폐 국제 결제도 준비
러시아 중앙은행도 디지털 통화 활용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중앙은행 제1부회장 올가 스코로보가토바는 “국제 결제를 위한 암호화폐 활용을 규제 샌드박스 내에서 시장 참가자들과 함께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디지털 루블 외에도 우호국의 디지털 통화와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며, 글로벌 제재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금융 주권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