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조3000억원 규모 부동산 프로젝트
BTC·ETH 등 암호화폐로 결제 가능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그룹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중심도로 인근에 80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 건물 ‘트럼프 호텔 앤 타워’를 건설한다.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된 사우디아라비아 부동산 개발업체 다르 글로벌과 협력해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부르즈 칼리파와 아라비아해가 내려다보이는 입지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건물은 총 126개 객실의 호텔과 446채의 아파트, 회원 전용 클럽, 펜트하우스로 구성되며, 초고급 시설로는 전용 리조트형 수영장, 고급 다이닝과 웰니스 서비스,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이빗 클럽 ‘더 트럼프’가 포함된다. 일부 펜트하우스는 트럼프 타워 뉴욕 5번가를 모델로 설계돼, 하늘 수영장과 통유리창, 파노라마 뷰를 제공한다.
아파트 분양가는 400만 ~ 500만 디르함(약 15억5천만원 ~ 19억4천만원)이며, 펜트하우스는 7400만 디르함(약 287억원)에 달한다. 프로젝트 전체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 원)로, 트럼프 그룹과 다르 글로벌은 수요가 이미 충분히 확보됐다고 밝혔다.
부동산 거래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암호화폐가 허용된다. 트럼프 일가는 암호화폐 분야에 광범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암호화폐 기반 결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거래는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금융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에릭 트럼프는 두바이에서 열린 ‘토큰2049’ 행사에 참석해 “내가 사랑하는 두 세계가 만나는 프로젝트”라고 언급하며, 부동산과 암호화폐의 융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두바이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안전자산의 중심지가 됐다”고 말했다.
다르 글로벌의 최고경영자 지아드 엘 샤아르는 트럼프 그룹과 함께 카타르에서도 신규 부동산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순방을 앞두고 발표됐다.
트럼프 그룹은 걸프 지역을 핵심 사업지로 삼고 있으며,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도 다양한 개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두바이의 고급 주택 시장은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과 함께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100만달러(약 16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가 111건에 달했다.
한편, 트럼프 일가의 해외 사업은 해당 국가들과의 이해충돌 가능성으로 인해 지속적인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 에릭 트럼프는 지난해 말 모든 계약은 민간 기업과만 체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08년 금융위기로 중단됐던 트럼프 그룹의 인공섬 개발 계획 이후 두바이 지역 내 최대 규모 재진출 사례로, 과거 해당 부지는 현재 트럼프 브랜드 골프장과 주거단지로 개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