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OVE 토큰 상장 다음날 6600만 개 매도
- 중간업체 렌테크, 계약상 양측 대리인으로 등장
- 바이낸스, 시장질서 위반으로 관련 계정 차단
트럼프 가문의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이 지지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무브먼트(Movement)’가 내부 문건을 통해 시장조작을 유인하는 계약에 연루됐던 정황이 드러났다고 30일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MOVE 토큰 상장 하루 만에 6600만 개가 시장에 매도되며 가격이 급락했고, 해당 사안은 바이낸스의 계정 차단으로까지 이어졌다.
코인데스크가 입수한 계약서에 따르면, 무브먼트는 2024년 12월 9일 토큰 상장 직후 MOVE 토큰의 5%를 시장조성업체 웹3포트(Web3Port)에 할당했으며, 이는 웹3포트의 자회사로 알려진 ‘렌테크(Rentech)’를 통해 유통됐다. 그러나 렌테크는 실제로는 웹3포트의 자회사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 내부에서는 계약 당사자에 대한 기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초기 계약에는 MOVE의 완전 희석 시가총액이 50억달러(약 7조2500억원)를 초과할 경우 대량 매도를 통해 수익을 절반씩 분배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조항이 가격 인위적 상승 및 이후 매도를 유도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계약서상 렌테크는 무브먼트재단과 웹3포트 양측을 대리하는 구조로 등장했다. 이로 인해 렌테크가 거래 전반을 통제하고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셈이다.
MOVE 토큰 상장 이후 웹3포트와 연결된 지갑 주소에서 약 3800만달러(약 550억원) 상당의 토큰이 대량 매도됐다. 이와 관련해 바이낸스는 해당 계정을 ‘시장질서 위반’으로 차단했으며, 무브먼트는 자사 토큰에 대한 바이백(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계약 당시 무브먼트 측 법률고문이었던 YK 펙은 이 계약을 내부적으로 “최악의 계약”이라며 반대했지만, 이후 수정된 계약안에는 여전히 유사한 구조가 유지됐다. 렌테크는 이후 ‘웹3포트’로 명기된 명의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서명자의 이메일 도메인(web3portrentech.io)은 계약 체결일에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계약 당시 무브먼트의 공동 창업자 루시 만체는 이 계약안을 재단 측에 전달한 인물로 지목되며, 최근 잠정 업무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내부 인물들은 해당 계약의 설계에 만체의 조력자이자 무브먼트의 ‘비공식 공동창업자’로 알려진 샘 타팔리야가 관여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렌테크 설립자인 갈렌 로-쿤은 자신이 운영하는 싱가포르 기반의 자산관리사 ‘오토노미’ 산하로 렌테크를 두었다고 주장했으며, 펙이 과거 오토노미의 설립과 자문에도 관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펙은 해당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법률고문이 아니며, 서류 확인 정도만 한 적 있다”고 말했다.
무브먼트 측은 외부 회계감사기관 그룸 레이크(Groom Lake)를 통해 시장조성 계약에 대한 제3자 조사를 의뢰했으며, 사내 공지에서 자신들은 “피해자”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