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자산 회피 흐름, 고래 매집, ETF 흐름 등 상승 요인으로 지목
연말 비트코인 목표가는 20만달러 유지
영국계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이 2분기 중 12만달러(약 1억7300만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리 켄드릭 디지털자산 리서치 글로벌 총괄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여러 지표가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며, 매수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켄드릭은 미국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이 12년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시간대별 거래 패턴 결과 미국 투자자들이 비미국 자산을 선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트코인 고래(1,000개 이상 보유자)들의 꾸준한 매집과 함께, 최근 ETF 자금 흐름에서도 금에서 비트코인으로의 안전자산 재배분 징후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켄드릭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9일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해 90일간 관세 유예를 발표한 이후, 미국 투자자들은 시간대별 거래 패턴상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발표 전에는 비트코인이 기술주와 함께 하락했지만, 이후에는 기술주 대비 비트코인이 더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상관관계가 약화됐다. 켄드릭은 이러한 흐름이 미국 투자자들의 비미국 자산 선호를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투자자들도 비트코인 매수에 가세해 추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래 투자자들은 관세 이슈로 인한 하락 구간과 연방준비제도 독립성 우려로 인한 반등 국면 모두에서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집해왔다. 켄드릭은 과거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비트코인 ETF 승인,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주요 이벤트 때도 고래들이 대규모 매수를 주도했다고 언급하며, 현재 상황 역시 비트코인의 새로운 랠리가 있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비트코인 가격이 언제 본격적으로 돌파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금이 매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말 비트코인 목표가는 20만달러로 유지했다.
비트코인은 현재 약 9만5,5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올해 1월 20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는 10만8,786달러였다.
“비트코인 효과적인 헤지 수단”
켄드릭은 향후 비트코인 강세가 여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월 중순 예정된 미국 비트코인 ETF의 13F 보고서에서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장기 투자자들의 매수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 그리고 미국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추진 등이 비트코인 시장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금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방어 수단이라면, 비트코인은 기존 금융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더 효과적인 헤지 수단”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은 위험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관세 갈등 심화에도 안정적이었지만, 최근 금 ETF에서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이동이 비트코인을 더 선호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켄드릭은 이달 초에도 아발란체(AVAX) 토큰이 2029년까지 10배 이상 상승할 수 있으며, 리플(XRP) 역시 2028년까지 12.5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더리움(ETH)에 대해서는 2025년 목표가를 4,0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28년까지 2조달러(약 2,9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켄드릭은 스탠다드차타드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들이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