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중앙은행 “비트코인, 유동성과 변동성 문제”
스위스 중앙은행이 스위스의 비트코인 지지 단체의 비트코인 보유 요청을 거부했다고 26일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중앙은행은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과 변동성 문제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마르틴 슈레겔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는 25일(현지시간) 스위스의 비트코인 지지 단체인 ‘비트코인 이니셔티브’의 제안에 대한 답변으로 정기 총회에서 “암호화폐는 위기 상황에서 시장 유동성이 자연스럽게 의심받을 수 있으며,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장기적 가치 보존 측면에서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암호화폐가 스위스 통화 준비금이 요구하는 높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이니셔티브는 “비트코인을 스위스 중앙은행의 포트폴리오에 소폭 편입할 경우 전체 수익률이 향상되며,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단독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지우스 마이서 비트코인 이니셔티브 및 비트코인스위스 이사회 멤버는 “비트코인은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견고한 유동성과 거래량을 유지했으며,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가장 안정적이고 신뢰받는 IT 시스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을 시작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해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비트코인을 “가치 없는 highly speculative asset”으로 규정하며, “돈세탁과 연관된다”고 비판해왔다. 지난 1월에는 체코 중앙은행 알레스 미흘 총재가 비트코인 보유 가능성을 언급하자, “비트코인은 유동성, 안전성, 범죄로부터의 독립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폴란드 중앙은행도 2월 “어떠한 경우에도 비트코인을 준비금으로 보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루마니아 중앙은행은 은행들이 암호화폐 기업에 대출을 제공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도 지난해 12월 “연방준비법상 비트코인 보유가 금지돼 있으며, 이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스위스 중앙은행은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에 노출돼 있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전략지 주식 52만주, 테슬라 812만주, 마라홀딩스 58만주, 클린스파크 50만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기업금고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슈레겔 총재는 지난달에도 비트코인 준비금 편입을 거부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디지털 화폐와 관련해, 스위스 중앙은행이 금융기관 간 결제를 지원하기 위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라고 언급했다.
대조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행정명령을 통해 전략적 비트코인과 디지털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고, 디지털 준비금을 예산 중립적으로 보완할 방안을 검토할 가상자산 위원회’를 신설했다. 또한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과 홍보를 금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