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솔라나 기반 유로 스테이블코인 EURC 공급량 급증, 달러 약세속 수요 증가

• EURC, 공급량 43%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 기록
• 이더리움·솔라나·베이스에서 빠른 성장세

유로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EURC의 공급량이 최근 한 달 사이 43%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무역 긴장 고조와 달러화 약세에 따라 유로 기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자산 데이터 업체 RWA.xyz에 따르면, 서클(Circle)이 발행한 EURC 공급량은 현재 2억1700만 개(약 2460억 원)로, 파크소스의 글로벌달러(USDG)를 추월하고 리플의 RLUSD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으로 두 번째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됐다.

블록체인별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의 EURC 유통량이 한 달 사이 35% 늘어난 1억1200만 개로 집계됐으며, 솔라나에서는 75% 증가해 7000만 개에 달했다. 코인베이스의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인 베이스(Base)에서도 30% 증가한 3000만 개가 유통되고 있다.

온체인 활동도 활발해졌다. 활성 지갑 주소 수는 66% 증가한 2만2000개로 나타났고, 월간 전송량은 약 25억 달러(약 3조6250억 원)로 47% 증가했다.

현재 EURC는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중 최대 규모지만,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는 여전히 달러화 기반 자산이 99%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클의 USDC는 580억 달러(약 84조1000억 원), 테더의 USDT는 1430억 달러(약 207조3500억 원)의 발행량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확대 정책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직면하면서 유로화 자산에 대한 분산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달러는 유로 대비 9% 하락했다.

지브롤터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기반 금융회사 자포은행(Xapo Bank)은 올해 1분기 유로 예치금이 50% 증가해, USDC 예치금 증가율(20%)을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반면 USDT 예치금은 13% 이상 감소했다.

자포은행은 “이 같은 거래량 증가는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우려와 함께, 4월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정책 발표를 앞두고 시장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는 유로-달러 간 스테이블코인 교환 거래량이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EURC의 성장은 테더가 자사의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EURT)을 철수한 영향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규제(MiCA)가 시행되면서, 바이낸스를 포함한 일부 거래소들은 유럽 사용자 대상 USDT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