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불확실성 완화는 긍정적…그러나 90일 유예는 또 다른 불확실성 불러올 수 있어”
골드만삭스는 4월 10일 미국이 향후 1년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65%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제외 모든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 인상을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힌 직후 해당 예측을 철회했다.
뉴욕 소재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존 카나반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실제로 관세 중단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단순한 인하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다만 최악의 관세 위협 중 일부를 철회한 것은 사실이며, 이는 위험 자산 시장에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관세 정책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현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필라델피아 소재 국립투자관리그룹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크 해킷도 “관세 유예 발표는 긍정적인 신호이며, 협상이 일정 수준까지 진전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스닥이 20분 만에 8% 급등하는 것은 건강한 흐름이라 보기 어렵다”며, 과도한 낙관론에 경계심을 보였다.
외환 분석사 아마르짓 사호타도 “이번 유예 조치가 왜 지금 이뤄졌는지, 그리고 그것이 정말 적절한 선택이었는지 의문”이라며 “90일간의 유예는 단지 90일간의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의미할 수 있으며, 정책 실행이나 계획이 미흡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 이후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치를 조정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당초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으나, 관세 유예 발표 이후 6월 인하 가능성이 더 높게 반영됐다. 현재 시장은 연말까지 최대 네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국제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는 “무역 전쟁 완화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는 조건이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과도하다”고 전망했다. 루비니는 “트럼프의 바닥과 파월의 바닥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며 “결국 연준 의장 파월이 트럼프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지난주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중앙은행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90일간 관세 유예 발표…코인 시장 급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이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더리움(ETH)은 15% 상승해 1600달러를 돌파했으며, 리플(XRP)은 15.3% 상승해 2달러를 넘어섰다.
시장 급등에 따른 대규모 청산도 발생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정보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24시간 기준 전체 청산 규모는 약 5억8700만달러(약 8510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매도 포지션 청산액만 3억7400만달러(약 5420억원)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