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기업 TSMC를 비판하며,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관세 압박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8일(현지시간) 공화당 전국하원의원위원회(NRCC)가 주최한 만찬 행사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서명한 초당적 반도체지원법(CHIPS법)을 겨냥해 “이들 반도체 기업들은 돈이 넘쳐나는 곳들인데, 정부가 굳이 수십억달러를 줘서 미국에 공장을 짓게 하려 했다. 그런데 정작 공장도 미국에 짓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 11월, 타이완 반도체 기업 TSMC에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반도체 공장 3개를 건설하는 조건으로 최대 66억달러(약 9조5700억원)를 지원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첫 번째 공장은 초기 공사 지연을 겪었으나, 2024년에 생산을 시작했다.
TSMC는 3월 중순, 미국 내에 총 5개의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기 위해 1000억달러(약 145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지난해 4월 발표한 650억달러 규모 투자에 더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나는 그들에게 추가 지원금을 약속하지 않았다. 단지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아주 큰 세금을 물게 될 것이다. 25%, 50%, 어쩌면 75%, 최대 100%까지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자국 기업에 대해 관세 위협을 활용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대선 유세 중에는 농기계 제조사 존디어가 생산기지를 멕시코로 이전할 경우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4월 초 180여 개국에 대해 ‘관세’를 발표하고, 최저 10%의 관세를 적용하는 조치를 발효시켰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4월 4일 “이번 관세는 반도체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 기반 복원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라며 “대만에서 반도체 제조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방안은 앞으로 계속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결국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