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터 시프, 트럼프의 관세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보다 더 어리석은 결정” 주장
경제학자이자 암호화폐 회의론자로 유명한 유로퍼시픽자산운용 창립자인 피터 시프가 4월 7일 “암호화폐가 마침내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규 관세 조치가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결정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이라고 생각했지만, 틀렸다”며 이번 관세가 그보다 더 나쁜 선택이였다고 지적했다.
관세 발표 이후 시장은 전방위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 7% 하락해 7만7200달러(약 1억1580만 원)까지 떨어졌으며, 이는 1월 20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0만8786달러 대비 약 3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이더리움은 하루 만에 12% 하락해 1550달러까지 밀리며, 2021년 11월 고점 대비 68% 이상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 급락, 암호화폐 청산 확대
미국 증시 선물도 하락세를 보이며 월요일 개장을 앞두고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 시장 역시 충격을 받았다. 7일 국내 코스피는 5%,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8.9%, 대만 타이엑스지수는 개장 직후 10% 가까이 급락해 TSMC, 폭스콘 등 주요 종목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9억 달러 상당의 포지션이 정리됐다.
트럼프 밈코인도 하락 주도…시프 “정말 적절한 결과”
시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출시한 공식 밈코인이 이번 하락세를 주도한 점에 대해 “정말 적절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해당 토큰은 1월 19일 최고가 73.43달러에서 89.1% 급락해 현재 7.93달러(1만1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기준으로는 13.6% 하락했다.
그는 암호화폐 업계가 트럼프의 무역 정책을 지지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세 가지뿐”이라며, “1) 정말 그렇게 어리석거나, 2) 트럼프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거나, 3) 경제적 피해가 비트코인에 유리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프는 과거에도 정부 정책과 암호화폐 시장을 연계하는 시도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으며,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안에 대해서도 소매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피터 시프는 비트코인을 “바보들의 금”이라며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2010년대 부터 “비트코인은 본질적 가치가 없고 결국 0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2010년대 초부터 하락을 예언했지만 비트코인은 꾸준히 상승했다”며 그를 비판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프의 금 중심 사고방식이 변화하는 금융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