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31일 기준 일간 수수료 수익 10만달러로 하락
- L2 사용 확대로 L1 수익 감소, 인플레이션 ↑
이더리움(ETH)의 레이어 1(L1) 네트워크 수수료 수익이 최근 들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 24시간 동안의 이더리움 수수료 수익은 약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에 머물렀다. 4월 1일에는 약 17만달러 수준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디파이라마가 집계한 블록체인 수수료 랭킹에서는 이더리움이 전체 17위에 그쳤다.
수수료 수익 감소는 이더리움이 목표로 했던 가스 요금 인하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결과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전까지 이더리움 체인에서의 거래 수수료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토큰을 교환할 때 평균 28달러의 수수료가 발생했고, NFT(대체불가능 토큰) 거래 시에는 이보다 더 높은 비용이 들었다.
이러한 수수료 부담은 생태계 확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
레이어2 확산, 수수료 급감 원인
이더리움 재단은 2023년 3월, 대규모 업그레이드인 ‘덴쿤(Dencun)’을 단행해 레이어2 체인의 가스비를 대폭 낮췄다. 그 결과, 이더리움 L1의 일간 수수료 수익은 2024년 3월 피크 시점의 3,550만달러에서 9월 기준 57만8000달러로 급감했다.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도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수수료가 저렴해진 레이어2 체인으로 거래가 이동한 영향도 있었다는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다. L2는 이더리움 블록체인(L1)과는 별개로 작동하며, 오프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해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사용자 감소 속 인플레이션 우려
비용 측면에서 경쟁 블록체인인 솔라나(SOL), BNB체인 등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사용자 수는 감소세다.
디지털 자산 분석 플랫폼 와이차트(ycharts)에 따르면, 3월 30일 기준 이더리움의 일간 활성 지갑 수는 약 39만 개로, 1월 피크 시점의 71만 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는 2023년 10월 수준과 유사한 수치다.
가스 요금 하락으로 인해 수수료를 통해 소각되는 ETH 양도 줄어들면서 공급 증가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 미트레이드에 따르면, 3월 기준으로 매주 약 1만7000 ETH가 스테이킹 보상 형태로 네트워크에 유입되고 있으며, 현재 인플레이션율은 연간 0.72% 수준으로 추산된다.
‘블롭’ 수수료 하락도 수익 감소에 한몫
3월 말에는 L2 체인들이 L1에 지불하는 일시적 데이터 패킷인 ‘블롭(blob)’ 수수료 또한 감소했다. 일부 기간 동안에는 베이스, 아비트럼 등 활발히 활용되는 프로토콜들조차 L1에 거의 블롭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은 날도 있었다.
이러한 수수료 하락 추세 속에서 저렴한 거래 환경을 활용한 신규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라이트체인 프로토콜 AI와 BC.Game 등은 이더리움 체인을 활용한 토큰 민팅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ETH 공급 증가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사용자 유입이 향후 인플레이션 억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공동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1월, 이더리움 재단이 기술 리더십 강화와 커뮤니케이션 개선, 인재 영입을 통한 실행력 제고를 목표로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