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파산법원 승인 후 대규모 현금 지급 돌입
샘 뱅크먼-프리드의 파산 신청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오는 5월 말부터 주요 채권자들에 대한 상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산 이후 확보한 약 110억 달러(약 16조원) 규모의 자금을 바탕으로, FTX는 대규모 배상 지급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따르면, 소액 채권자에게는 이미 ‘편의 청구(convenience claim)’ 형태로 일부 지급이 이뤄졌으며, 주요 채권자에 대한 상환은 5월 30일부터 시작된다. 파산 담당 변호사 앤드루 디터리히는 “투자자와 FTX 플랫폼에 가상자산을 보관했던 기관이 주요 상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붕괴 당시 FTX는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로, 개인·기관 등 수많은 고객이 피해를 입었다. 파산법원은 향후 사기성 청구, 중복 청구 등을 걸러내는 작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디터리히 변호사는 “일부 청구는 고객확인의무(KYC)를 충족하지 못하고, 또 일부는 허위 가능성도 있어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FTX는 미지급 자산에 대한 이자율이 연 9%인 반면, 보유 중인 현금 자산의 운용 수익은 이에 못 미치고 있어, 채권자 상환을 최대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현금 지급 불만도…비트코인 급등에 복잡해진 정산
FTX 고객 일부는 보상 자산이 현금이 아닌 가상자산으로 지급되길 원하고 있다. 이는 FTX 파산 당시 대비 비트코인 가격이 4배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현금 지급 방침을 확정한 상태다.
한편, FTX는 K5 글로벌과의 7000억원(약 7억 달러) 규모 법적 분쟁도 최근 합의했다. 이로써 파산 정리 절차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SEC 인사 청문회서 FTX 연루 의혹도
FTX 파산과 관련한 여진은 미국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상원 청문회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차기 위원장으로 거론되는 폴 앳킨스가 FTX 자문을 맡았던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앳킨스가 참여한 파토막 글로벌 파트너스가 FTX에 자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