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이전 트럼프-우크라이나 광물 계약 관련 베팅이 ‘YES’로 종료
- UMA 코인 대량 보유자가 시장 조작
- 폴리마켓 “환불은 없을 예정”
암호화폐 기반 베팅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이 UMA(유니버설 마켓 액세스, 우마) 토큰을 대량 보유한 고래 지갑의 거버넌스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폴리마켓은 다양한 사회·정치적 사안에 대한 예측을 토대로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 사건은 3월 24~25일 사이 발생했으며, “우크라이나가 4월 이전 트럼프와 광물 계약을 체결하나요?”라는 주제의 700만 달러(약 101억원) 규모 베팅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초기에는 계약 체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참여자들이 많아 ‘YES’ 선택지에 베팅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YES 확률은 100%까지 상승했고, 결과도 YES로 확정됐다.
실제로는 해당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참가자들 사이에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UMA 보유 고래 투자자의 개입
논란의 중심에는 ‘BornTooLate.eth’라는 이더리움 지갑 주소를 사용하는 개인 투자자가 있다. 해당 투자자는 UMA라는 암호화폐를 130만개 이상 보유하고 있었으며, UMA 시스템의 투표 과정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마켓은 예측 시장 결과를 UMA 플랫폼의 탈중앙화된 투표 시스템을 통해 확정한다. 해당 시스템에서는 누군가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 UMA 토큰 보유자들이 투표로 최종 판단을 내린다. 이번 사건에서 해당 투자자가 대량의 토큰을 동원해 ‘YES’에 투표하면서 시장 결과가 결정됐다.
해당 투자자는 1년 이상 UMA 토큰을 꾸준히 축적해 왔으며, 현재 보유 물량의 가치는 약 29억원으로 추정된다.
플랫폼 측 “규정 내 절차 따른 결과”
폴리마켓은 이번 사안에 대해 “전례 없는 상황이지만, 시스템 오류나 해킹이 아닌 정해진 절차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환불 조치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향후 유사 사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다.
현재 디스코드 커뮤니티를 통해 이용자 의견을 수렴 중이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UMA 시스템 구조와 허점
UMA 시스템은 거버넌스 제안을 위해 750달러의 보증금이 요구되며, 이의 제기 시 UMA 토큰 보유자들의 투표로 결과를 정한다. 구조적으로 탈중앙화돼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지만, 다수의 토큰을 보유한 투자자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도널드 트럼프의 아들 배런 트럼프가 밈코인에 참여했는지를 둘러싼 시장에서 UMA 투표 결과와 폴리마켓 결정이 충돌하며 비슷한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예측 시장이 규제 없이 운영될 경우 조작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