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법무부, 정치적 자금 세탁·대중국 뇌물 혐의 추가…내부 임원 대다수 유죄 인정
전 FTX 최고경영자 샘 뱅크먼-프라이드가 중국 정부 고위 관리에게 수천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뇌물로 제공한 혐의로 미국 법무부에 의해 추가 기소됐다. 이는 그의 기존 12개 혐의에 더해진 새로운 범죄로, 정치적 자금 세탁 및 대외 뇌물 제공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 법무부가 지난 28일 공개한 업데이트된 기소장에 따르면, 뱅크먼-프라이드는 2021년 11월 중국 경찰에 의해 동결된 알라메다리서치 계좌와 관련해, 동결 해제를 유도하기 위해 중국 정부 관리에게 최소 4,0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전송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계좌에는 당시 10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가 예치돼 있었다.
법무부는 뱅크먼-프라이드가 이 같은 수단을 동원하기에 앞서 공식적인 해제 절차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후 불법적인 방법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동결 해제 이후 알라메다리서치는 거래를 계속했지만, FTX 고객 자금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FTX 핵심 임원들 유죄 인정…정치 자금도 ‘다크 머니’ 의혹
뱅크먼-프라이드는 관련 사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전 알라메다 최고경영자 캐럴라인 엘리슨, FTX 공동 창립자 게리 왕, 엔지니어링 책임자 니샤드 싱은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특히 싱은 자금세탁과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도 시인하며, 뱅크먼-프라이드와 함께 ‘밀짚 기부’ 방식으로 300건 이상의 불법 정치 기부를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SBF의 정치적 행보는 내부에서도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미국 정치권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며, 국회의사당에서 정기적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의장과 회의를 가졌으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전 의장 마크 웻젠과 함께 활동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테리 더피 CME 대표는 지난해 11월, 의회가 민주당의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인 뱅크먼-프라이드에 대한 비판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SBF는 공화당에도 거의 동일한 금액을 비공개 방식으로 기부했다고 주장하며, ‘다크 머니’를 활용한 정치 후원 사실을 스스로 언급하기도 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톰 에머는 SBF가 SEC와 공모해 FTX가 규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려 했다는 보고를 지난해 12월에 받았다고 밝히며, 정치권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