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대 규모 공매도 포지션
- 옵션 시장, 단기 하락·장기 상승 기대 혼재
헤지펀드들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이더리움(ETH) 선물에 대해 사상 최대 규모의 공매도(Short Position)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이로 인해 이들의 거래 전략이 단순한 하락 베팅인지, 혹은 캐리 트레이드와 같은 차익거래 전략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데이터를 근거로 헤지펀드들이 이더리움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 공매도 포지션이 전적으로 하락 베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제로헤지(ZeroHedge)와 코베이시 레터에 따르면, 2월 4일 주간 기준 헤지펀드들은 CME 이더리움 선물에서 11,341건의 순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주 대비 40%, 지난해 11월 대비 500% 증가한 수치다.
캐리 트레이드가 주도하는 공매도 포지션
CF 벤치마크(CF Benchmarks)의 제품 책임자 토마스 에르되시는 “이더리움 선물의 공매도 포지션 중 상당 부분은 캐리 트레이드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캐리 트레이드는 두 시장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얻는 전략으로, 헤지펀드들이 CME 이더리움 선물을 공매도하는 동시에 미국 상장 이더리움 현물 ETF를 매수하는 방식이다.
에르되시는 “특히 헤지펀드들은 블랙록(BlackRock)의 iShares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ETHA)를 매수하면서 CME 이더리움 선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더리움 선물 공매도 규모는 약 4억 7,000만 달러 증가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약 4억 8,000만 달러의 현물 ETF 유입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일부는 순수 하락 베팅 가능성도
그러나 모든 공매도 포지션이 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것은 아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이더리움의 상대적 부진을 이유로 순수 하락 베팅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에르되시는 “이더리움의 퍼포먼스가 솔라나(SOL)와 같은 다른 프로그래머블 블록체인 및 알트코인의 상승세에 비해 뒤처지면서 일부 헤지펀드들이 순수 공매도 전략을 선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옵션 시장, 단기 하락·장기 상승 기대 혼재
CME와 해외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의 이더리움 옵션 시장에서는 단기 풋옵션 선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풋옵션은 자산 가격 하락에 대비하거나 이를 통해 수익을 얻기 위한 거래로, 이는 이더리움의 단기 하락 우려를 반영한다.
반면, 장기 옵션 시장에서는 콜옵션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어 있어, 장기적으로는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